낭만닥터 김사부 아쉬운 종영
메디컬드라마의 특성과는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던 낭만닥터 김사부가 종영을 맞았습니다. 한석규의 날카롭고 괴팍한 캐릭터는 미국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것들 표방했지만 결론은 전형적인 한국형 드라마의 것들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매디컬드라마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마무리를 가졌다기 보다는 중반 이후부터 논점이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러브라인에 치중을 했습니다.
서현진과 유현석의 러브라인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투적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브라인 없이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국적인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의 현실이 매 번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남녀간의 환상적인 러스스토리도 좋지만 참신한 기획이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SBS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메세지를 전달하는 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제작진과 대본과의 미묘한 줄다리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김사부의 괴팍한 캐릭터가 부각이 되었고 서현진과 유연석의 러브라인이 형성되면서 매디컬드라마와 멜로드라마의 사이를 오고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작가가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과 제작진이 필요로하는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한 타협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처럼 꾸민 마지막회에서는 작가에 대한 배려를 선보이려고 했으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음을 느낍니다.
광고로 운영되는 방송사의 특성상 시청률에 대한 부분을 신경써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본질에 충실한 드라마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갑자기 바뀌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드라마의 변화도 서서히 이루어질 것임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