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저지 외에 다른 저지를 상상해 본 전이 없다. 그래서 인지 알 사드의 저지가 낯설기 그지 없지만 여전히 사비 에르난데스는 좋은 폼을 유지하며 남은 축구인생을 즐기고 있다. 지난 시즌 미국리그인 뉴욕시티로 이적을 고민했지만 이적하지 않았고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카타르리그로 이적을 결심했다.
캄프투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루이스 엔티케 감독은 사비의 대체자로 이반 라키티치를 영입하였고 중원을 새로 꾸미는 스쿼드를 가동했고 활동량이 줄어 든 레전드를 게임에 참여 시키지 않았다. 펩 과르디올라가 아직 사령탑에 있었다면 원클럽맨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사비는 이적을 선택했다.
실점을 하더라도 게임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 올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셀타 비고와 세비야의 게임에서 바르샤는 특유의 플레이을 선보이지 못 했고 시종일관 상대팀을 쫒아다니는 데 급급했으면 한 번의 찬스에 수비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의 바르샤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사비는 바르셀로나의 중흥을 이끌면서 티에리 앙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호나우딩요, 다비드 비야 등 수많은 수퍼스타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현존하고 있는 최고의 골잡이 리오넬 메시와도 발을 맞추며 메시가 수퍼스타로 성장하는 데 일조를 한 것이 사비 에르난데스라고 해도 과언을 아니다.
알 사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수와 함께 뛰고 있는 부엉이는 개막전에서 이정수의 골을 도왔고 세레머니에서 둘의 모습을 같이 볼 수 있었다. 사비가 카타르리그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았다면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는 데 보는 이의 눈을 의심 할 정도로 신기한 장면이었다. 우리나라 출신과 사비의 세레너니라니...
23년 동안 뛰었던 저지를 갈아입는 마지막에 사비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 하고 눈물을 흘렸다. 원클럽맨으로 축구인생을 정리하고 싶은 그의 바램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확실히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바르샤의 위대한 미드필더로 바르샤는 그를 기억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