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2015. 11. 5. 14:45



디펜딩 챔피언인 첼시가 더 없이 나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즌 초반 첼시의 아이콘이었던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와 마찰을 빚는 것을 시작으로 첼시선수들의 구설수, 팀의 연이은 패배를 기록하면서 꽤나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이끌고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셜 원을 자청하면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추앙되고 있으나 이번 시즌의 첼시는 그의 커리어에 꽤나 큰 오점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시즌 초반 겪는 약간의 불엽화음으로 치부되었으나 11라운드에서 리버풀에게 패하면서 그가 첼시에서 계속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친분이 두터운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되는 부진은 로만의 인내심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전까지 로만은 그다지 인내심이 많은 구단주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리뉴가 아직까지 감독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꽤나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무리뉴 감독은 재미없는 축구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프로선수로 생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알지 못해 종종 선수단과 갈등을 빚곤 한다.


체육교사로 시작해 FC포르투의 감독으로 리그 우승,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첼시와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오랜 시간 지휘봉을 잡고 있지 못했고 다시 첼시의 감독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을 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이름값을 더 없이 올려 놓았지만 잇다른 성공이 독이 되었다.


무리뉴는 유망주를 키워내는 데 별로 재주가 없다. 오랜기간 지휘봉을 잡고 있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이적할 당시 선수단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았고 그를 따라 이적을 하는 선수도 없었다. 감독들이 부임을 하고 나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와 팀을 꾸리기 마련인데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마드리드의 라파엘 바란과 첼시의 커트 주마를 자신이 길러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프랑스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한 선수들이기에 그의 주자은 설득력이 약하다. 첼시의 문제점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스쿼드는 거의 변화가 없다. 선수들이 꽤나 치쳐있는 모습이고 특히 수비수들의 노쇠는 이미 선을 넘었다.


구멍으로 전락한 이바노비치가 가장 심각하고 중앙수비수 존 테리와 케이힐도 이미 노장 중에서도 노장이다. 유망주를 발굴해 세대교체를 시도해야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유망주 발굴과는 거리가 있다.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을 선호하기 때문에 유망주들이 스쿼드에 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재미없는 수비축구에 유망주를 길러내지 못하는 감독이 명장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편함이 있지만 깜짝 승리를 만드는 데 재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깜짝 승리로 쌓아 온 명성이 허무러지는 순간 이적을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었는 데 아직 첼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다.


성질 급한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우정의 깊이가 얼마나 될 지에 따라 무리뉴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다.



Posted by sug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