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인 첼시가 더 없이 나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즌 초반 첼시의 아이콘이었던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와 마찰을 빚는 것을 시작으로 첼시선수들의 구설수, 팀의 연이은 패배를 기록하면서 꽤나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이끌고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셜 원을 자청하면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추앙되고 있으나 이번 시즌의 첼시는 그의 커리어에 꽤나 큰 오점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시즌 초반 겪는 약간의 불엽화음으로 치부되었으나 11라운드에서 리버풀에게 패하면서 그가 첼시에서 계속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친분이 두터운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되는 부진은 로만의 인내심을 넘어선 수준이다.
체육교사로 시작해 FC포르투의 감독으로 리그 우승,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첼시와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오랜 시간 지휘봉을 잡고 있지 못했고 다시 첼시의 감독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을 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이름값을 더 없이 올려 놓았지만 잇다른 성공이 독이 되었다.
무리뉴는 유망주를 키워내는 데 별로 재주가 없다. 오랜기간 지휘봉을 잡고 있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이적할 당시 선수단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았고 그를 따라 이적을 하는 선수도 없었다. 감독들이 부임을 하고 나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와 팀을 꾸리기 마련인데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재미없는 수비축구에 유망주를 길러내지 못하는 감독이 명장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편함이 있지만 깜짝 승리를 만드는 데 재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깜짝 승리로 쌓아 온 명성이 허무러지는 순간 이적을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었는 데 아직 첼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다.
성질 급한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우정의 깊이가 얼마나 될 지에 따라 무리뉴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