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2015. 11. 30. 18:33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한 뒤 맨유는 굴욕의 시간을 겪으며 빅클럽의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사령탑으로 온 뒤 이전의 맨유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고 그 후로도 두 시즌동안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뒤를 이은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자신의 스쿼드로 선수들을 영입했고 최근 프리미어리그 상위에 랭크되며 영광을 되찾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명장으로 불리우기는 하지만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두터운 수비벽을 먼저 세우고 공격에 나서는 전술을 선호한다. 축구는 과정보다 결과에 우선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수비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고 글레이저의 구단진들도 이런 이유에서 반 할 감독을 선택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아쉬운 점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명장들의 경기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선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경우가 많고 공격보다 수비에 숫자를 더 두기 마련이어서 화끈한 화력전을 보기는 어렵다. 명장이라는 칭호가 앞에 붙는 모든 감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반 할 감독은 수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맨유의 최근 경기는 많은 골을 넣는 경우를 보기가 어렵다. 쓰리백을 쓰는 것도 모자라 마이클 캐릭이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수와 같은 라인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라인에 선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공격에서도 더 적은 선수가 포진되어 있어 공격의 실마리를 풀 수가 없다.


최근의 축구가 중원을 두텁게 하는 스타일로 바뀌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좋은 전술이었던 4 4 2가 더 이상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반 할 감독의 수비라인은 지나치게 두텁다. 포백에 비해 쓰리백이 상대적으로 더 수비적인 전술인 데 불구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이클 캐릭이 3선까지 내려와 플레이하는 것은 과도하다.


마이클 캐릭이 수비라인에 내려왔을 때 중앙수비인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가 공격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전의 필 존스는 수비적인 능력과 공격재능 갖춘 뛰어난 선수로 평가를 받았지만 그가 공격에 참여하는 경우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안토니 마샬과 웨인 루니의 능력으로 공격을 펼쳐나가야 하는 데 수비가 단단한 중위권의 팀들을 만나면 고전하게 된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최소 승점 1점을 지키는 것이 반 할 감독으로써는 중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랜동안 공격과 수비에 발란스를 잘 맞추어 온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전술이다. 그동안 맨유를 거쳐간 선수들이 엄청난 체력과 더불어 왕성한 활동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이런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


지금 맨유의 스쿼드는 좋은 능력을 가진 수비수와 공격수가 많이 있다. 하지만 엄청난 체력과 활동력을 가지고 공수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선수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단단하 수비와 더불어 파괴적인 공격력을 갖춘 맨유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지금의 맨유는 상당히 부족해 보일 수 밖에 없다.


Posted by sug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