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2016. 1. 25. 04:04



손흥민 골가뭄보다 심각한 것



주말 펼쳐진 크리스탈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오랜만에 손흥민이 선발로 게임에 나서게 되었습니다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왜 손흥민을 스쿼드에서 뺄 수 밖에 없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활동을 보여준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볼키핑에서도 실수가 잦았고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으며 동선이 겹치면서 흐름을 방해하기 일쑤였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할 것을 기대했지만 빅리그의 벽은 확실히 높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오른쪽에 치우쳐 있었고 볼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후반이 되어서야 중앙과 좌우를 넘나들며 공격의 활로를 찾는 듯 했지만 볼을 뒤로 빼거나 키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한 번 정도 스피드를 이용해 드리블을 했지만 교묘한 반칙으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수비수들은 몸싸움과 기술적인 반칙에 능하기 때문에 이를 넘어서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더군요.





해리 케인과 동선이 겹치면서 2선에서 공격작업을 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무사 뎀벨레가 자주 갇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들의 플레이가 평소와 다른 것은 손흥민의 움직임이 적어 볼을 배급할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것이 모두 손흥민의 탓은 아니지만 눈에 띌 정도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반면 주전경쟁을 하고 있는 델리 알리의 경우는 폼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골로 팀이 승점을 올리는 데 기여했고 교체멤버인 나세르 샤들리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를 했습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와 공격 일선에 나선 손흥민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경기를 끝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에릭 라멜라가 주전으로 뛰었을 때보다 경기력이 좋아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손흥민의 투입으로 중원의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이 강했습니다. 팀은 승리를 해서 승점을 얻었지만 손흥민은 그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의 것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축구가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고 팀웍이 중요한 운동이기는 하지만 손흥민은 더 많은 존재감을 보였어야 합니다.


주전경쟁에서 델리 알리와 에릭 라멜라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지만 강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헤메기만 했는데요.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앞으로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스쿼드의 중원들이 워낙에 잘해주고 있고 손흥민은 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FA컵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득점과 어시스트를 올리며 존재감을 알렸지만 리그와 FA는 레벨의 차이가 있고 스쿼드도 다르고 집중도도 다릅니다. 프리미어리그 내의 어느 팀이나 리그 경기를 FA컵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FA컵을 발판으로 삼을 수는 있지만 주전을 확보하려면 리그 경기가 더 중요하게 작용을 합니다.


손흥민이 골을 못 넣고 있다는 것보다는 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한 점입니다. 스피드와 피지컬을 바탕으로 하는 프리미어리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주전을 꿰차는 것은 물론이고 커리어를 이어나가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Posted by sug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