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인 복면가왕 최성원이 "저 푸른 초원 위에"였습니다. 2라운드에서 탈락한 그가 가면을 벗자 탄성이 터졌고 응답하라 1988을 떠올렸습니다. 응팔의 여주 성덕선의 남동생 노을이로 활약했던 배우였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응팔의 인기가 대단했으므로...)
뛰어난 실력에 놀란 시청자도 있었겠지만 이미 그는 뮤지컬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배우입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서 박칼린이 이끄는 합창단의 단원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선우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후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가장 최근에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응답하라 1988"
어눌한 연기를 제법 잘 소화하면서 쌍문동 멤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다수의 프로그램과 뮤지컬에 내공을 쌓으며 이미 알려져 있지만 공중파에 얼굴을 자주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기회가 생기면 최선을 다하지만 나서서 공중파에서 인기를 얻으려는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소위 뜨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묵묵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공중파 일요일 프로그램에 최성원이 출연한 것이 좀 의외였는데요.
정체를 밝히고 난 뒤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즐겨보시는 프로그램이 복면가왕이었고 그 무대에 서서 부모님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녹화날이 자신의 생일임을 밝히면서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에서 그동안 고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수려한 외모를 가진 인기몰이 배우는 아닙니다. 내공을 가지고 있으며 뮤지컬에서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중적인 배우는 아닙니다. 숨겨진 보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류의 배우들에게는 커다란 명성이나 부가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아마도 그동안 부모님에게 좀 미안한 감이 있었다고 보입니다.
배우라고 하면 공중파와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광고에도 나오는 화려함을 상상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화려함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수많은 배우들도 무명의 세월을 겪었고 그동안의 내공으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외모로 인기몰이를 해서 명성과 부를 얻은 경우도 있지만 그 빛은 빨리 사그라지게 마련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장동건이 그랬고 외국의 경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신의 수려한 외모가 연기에 방해가 된다고 했습니다. 레오의 경우 일부러 외모를 망가뜨리리까지 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최성원의 경우는 반대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기와 표현에 있어서 인정을 받고는 있지만 인지도와 부를 가지지는 못했으니까요. 어쩌면 신은 공평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모두를 주지 않아서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