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 에 대한 엄청난 소문으로 "1987"을 뒤로 하고 영화관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스포가 너무 많았던 "1987" 에 비해 신과 함께에 대한 스포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1987은 뒤늦게 보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신과함께는 컴퓨터 그래픽의 천국으로 불리는 헐리우드 제작 비용의 1/10이라는 숫자가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습니다. 수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스텝들의 노고라고 보입니다.
신과 함께에 딱 어울릴 만한 배우인 차태현은 역시나 지금까지 구축한 캐릭터를 잘 살렸더군요. 제작 기간이 6년이나 걸렸으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상당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덕분에 쏟아지는 불만 가득한 담화들이 흥행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작용했습니다. 부정적인 의견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으로 사용되어 관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으니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주지훈의 연기는 날이 갈수록 농익고 있으니 지난 과오가 아쉬울 뿐입니다. 헐리우드 영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1987' 과 '신과 함께' 가 가진 묵직한 무게감으로 날려버렸습니다.
7개의 지옥이라는 설정이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긴장감을 늦추기 위한 코믹한 설정을 뒤섞은 것이 백미였습니다. 신과 함께를 관람한 뒤로는 작은 일에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났다는.
드라마 "도깨비" 와 함께 무속신앙을 미화했다는 관점으로 보는 종교적 시선이 있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종교와 유일신 만이 우월하다는 시선으로 빚어낸 세계관을 진리로 역설하는 것에 상당히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벼운 시선으로 즐기는 영화이고 이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높아진 관객 수준을 간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