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그가 단역으로 출연했을 때만 하더라도 누구도 주연급으로 성장할 것이고 예상 못했을 것이다. 비주얼을 내세우는 영화판에서 유해진은 뛰어난 비주얼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롯이 연리로만 승부하면 비중 있는 주연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그의 눈부신 활약에 성공하는 영화가 늘어났면서 유해진이라는 배우에 대한 장벽은 사라졌다. 그가 대단히 잘생긴 배우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가 가진 매력이 대중의 눈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영화 "레슬러" 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스포츠를 주제로 제작된 영화이다. 스포츠를 통해 감동을 전해주는 이전의 교과서와 같은 공식이 주된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은 멋지게 빗나갔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았기에 몰입도는 좋았다.
유해진이 주연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도깨비에서 얼굴을 보였던 '김민재' 가 나름대로 선전하는 덕분에 이야기가 막힘 없이 잘 흘러갈 수 있었다. 성동일의 오래된 코믹 연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고 레슬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대단히 파괴력을 가진 배우가 출연하지는 않지만 구성은 탄탄하다. 1,000만 관객이 우숩게 판을 치는 영화 시장에서 80만에 미치지 못한 영화라면 성공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봉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IPtv에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적이지 않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레슬러' 는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700만을 훌쩍 넘긴 '럭키' 와 비교되기는 하지만 잔잔한 재미와 웃음을 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