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가 판을 치고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영화를 완성하는 시대적 흐름속에 잔잔하고 아스라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바로 완득이인데 시종일관 슬픈 감성으로 깔려 있지만 무겁거나 지나치거 어두운 느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베스트셀러작가인 김려령의 작품으로 주목해야할 신인이었던 작가를 스타덤에 올려 놓았는데요. 기억을 가져온 아이, 천둥치던 날, 요란요란 푸른 아파트등 아동과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소시민의 삶을 엮어나간 소설을 주로 발간했습니다.
2008년에 완득이를 완성해서 출판했고 그해에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야기의 중심을 놓치지 않으며 진지하게 전개하면서 흥미진진한 요소들을 가미해 극의 재미를 잘 버무리는 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작가입니다.
2011년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많은 호응을 얻게되고 이름이 알려지게 되는데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어둡지 않고 경쾌하게 풀어나가면서 중심의 이야기는 놓치지 않는 소설의 스토리를 잘 표현하면서 유아인을 스타덤에 올려 놓게 됩니다.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인 김윤석이 유아인과 호흡을 맞추면서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고 박수영, 김상호, 김영재, 박효주가 감초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극의 완성을 가져다 주는데 완득이의 엄마로 나왔던 이자스민의 연기도 백미였습니다.
이자스민이 완득이에게 받은 구두를 소중하게 닦는 모습에서 말할수 없는 감동과 뭉클함이 밀려와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는데 완들이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이런 잔잔하고 뭉클함의 연속으로 보고난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소시민이 사는 동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학교생활의 연장선이 잘 연결되어지며 때로는 웃음과 감동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완득이의 고충을 담아낸 장면에서는 그 시기의 청소년들이 가질수 있는 아픔을 느낄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외국인이라는것이 이제는 특별한 시대가 아님에도 우리는 아직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극중 완득이의 아버지가 했던 말처럼 나라가 가난해서 그렇지 그들은 그들의 나라에서 배울만큼 배운 엘리트들인데 말입니다.
한때 우리도 타국에서 돈을 벌기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던 지난일을이 모두 없던일었던것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우리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데요.
사실 어릴적만 하더라도 친구의 아버지나 친척이 외국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것은 아주 일상적인 일이었는데 이제 잘 살게 되었다고해서 그런것을 다 잊은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불과 채 30년전의 일인데도 말입니다.
완득이는 그런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의 대표인물로 나오는데 그의 옆에는 항상 완득이를 보살펴주는 동주가 있습니다. 그의 입을 통해 작가는 완득이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토해내는데 그 표현이 거칠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역시 김윤석의 이름답게 힘을 빼고 가볍게 나오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잘 버무려 놓는데 이런 김윤석의 연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 다녔는데 임창정주연의 영화 시실리 2km에서부터 이미 보여줬었는데요.
당시에는 크게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정도로 연기를 자연스럽고 능글맞게 잘 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그런 내공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극계에서 쌓아온 내공덕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최근 유아인은 당시의 인기를 이어 많은 작품에서 얼굴을 보이고 있으며 최고의 리즈를 맞고 있는데 나이는 어리지만 완숙하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주 일품이며 성인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씬에서도 전혀 연기가 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배우 김희애와 동반출연한 밀회에서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인데 밀회의 스토리가 워낙에 파격이지만 그런 스토리를 잘 연기하는 김희애와 유아인이 있어서 극의 몰입도가 증폭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5회를 넘긴 시점에 그 파격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수퍼스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아인의 행보가 상당히 경쾌하고 진지한데 그의 성격 또한 유쾌하지만 진진한 부분이 있어서 내심 기대가 많이 되는데 블록버스터도 좋기는 하지만 완득이와 같은 감동이 있는 영화도 자주 만들어져서 관객들의 선택폭을 넓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